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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리뷰]AI가 학습을 돕고 있을까, 나를 대신하여 학습을 하고 있을까

배움의 참견 2025. 10. 18. 17:43

AI가 학습을 돕고 있을까, 나를 대신하여 학습을 하고 있을까

요즘 책을 읽을때도, 일을 할 떄도, 심지어 가족들과의 여행계획을 세울때 조차도 GPT를 켜게된다. 스마트폰 없는 일상이 상상이 안되듯 AI 없는 일상은 내게 거의 보기 어렵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도하고, 글도 써주고, 일정도 잡아주는 세상에서 AI는 더이상 '보조도구'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AI가 이렇게 많은 걸 대신해 주는데,,,, 그럼 우리는 여전히 배우고 있는 것일까?

최근 연세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AI와 조직개발, 조직학습에 관한 통합적 문헌분석](정기섭 외, 2025)은 바로 그 질문을 다룬다. 이 연구는 AI가 조직개발(OD)와 조직학습(OL)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탐구하기 위해 국내외 36편의 논문을 분석했다. 그 결과, AI의 조직 내 활용은 다음 여섯가지로 요약된다.

AI가 조직에 미치는 6가지 영향

  1. 업무 자동화 및 효율성 향상 - 업무 중복과 복잡성을 제거하고, 비효율성을 해결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인다.
  2.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 다량 데이터 분석으로 객관적 의사결정 지원, 민주적 참여를 촉진한다.
  3. 맞춤형 학습지원 - 개인별 학습스타일과 수준에 맞춘 교육 제공 및 피드백과 성찰을 지원한다.
  4. 문제해결 능력 향상 -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복잡한 문제를 구조화 한다.
  5. 리스크 관리 - 예측 분석을 통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한다.
  6. 데이터 윤리 및 인간 중심 고려 - 개인정보 보호와 기술 의존성의 균형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통해 "AI가 조직의 생산성과 학습 효율성을 높이지만, 인간적 학습을 대체할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고 결론짓는다. 즉, AI는 '학습의 도구'이자 동시에 '학습의 함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학습을 효율화 할 수록, 사람은 생각을 덜 한다.

AI가 반복업무를 대신하면서 사람은 전략과 창의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러한 '전략적 사고'마저 AI가 대신해 버리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왜' 이 결정을 내렸을지에 대한 사고를 하기보다 'AI가 그렇게 말했으니까'를 근거로 삼게된다면, 그 순간 조직은 '학습'이 아닌 AI에게의 '복종'을 시작하는 것이다.


맞춤형 학습의 이면 - 진짜 '맞춤'은 누구를 위한 걸까

AI는 학습자의 수준을 분석해 개인화된 학습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맞춤'은 종종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맞춤일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성장지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신속히 채우기 위한 설계인 경우가 많다.

더불어 AI 기반 학습은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학습 콘텐츠가 정교하게 세분화, 분절화되어 있지 못하다 보니, 
결국  'AI가 새로 만드는 학습'이 아니라,
이미 교육기관이나 기업 LMS안에 존재하는 기개발 콘텐츠를 재배치하는 수준의 맞춤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개인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학습 구조 안에서 '소비'하는 존재가 된다.

AI는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지만, 그 피드백이 인간의 맥락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성찰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교정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AI식 학습은 주어진 데이터를 입력받고, 오류를 줄이고, 패턴을 최적화하면서 '정답에 가까워지는'방식으로 학습하게 된다. 이 과정엔 의미의 해석이나 맥락이해는 없다. 반면 인간의 학습은 단순히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자기 경험과 사고의 틀 안에서 재해석하는 일이다.

즉, 학습은 데이터를 수정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재해석하는 과정이다.

 

AI가 학습을 대신할 수는 있어도, 이해를 대신할 수는 없다. 결국 진짜 학습은 데이터가 아니라 사유의 영역에 있다.


AI는 리스크를 줄이지만, 배움은 불확실성에서 자란다.

AI는 리스크 관리와 예측 분석에 탁월하다. 하지만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AI가 문제를 대신 해결하는 동안, 인간은 문제를 정의하고, 예측결과를 유추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결정하면서 스스로 주체성을 가진 결정과 통제하는 능력을 잃는다.
배움은 불확실성 속에서 방향을 찾는 행위인데, AI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버린다.
그럼 남는 건 사고가 AI수준에서 고정된, 멈춘 조직이 될 수 있다.


AI는 조직개발 또는 학습의 종착지가 아니라, 재시작 버튼이다.

이 논문은 AI가 조직개발과 조직학습에 대한 논의를 학술적으로 풍성하게 만들었자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AI가 가져올 기회는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이 논문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AI는 학습을 효율적으로 만들지만, 진정한 학습을 대체할 수는 없다.

AI의 도입은 조직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주는 완성이 아니라 재시작버튼일 뿐이다. 자동화된 업무공간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믿고 버릴 것인가?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배우는 것이 AI인가, 나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믿고 버릴 것인가?

 

[참고문헌]
정기섭, 송해수, 오석영. (2025). AI와 조직개발, 조직학습에 관한 통합적 문헌분석. 역량개발과 학습연구, 20(1), 161-186